‘봉주르’ 카페 20여년째 불법 확장에 제동

지난 31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변 자전거길에서 시민들이 차량으로 가득 찬 봉주르 카페 주차장 옆을 지나고 있다. 남양주시는 철도부지인 이 주차장에 대해 최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남양주시 “원상복구” 행정대집행
주민 90여명 “단속 요구 탄원할 것”

팔당댐 인근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인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20년 넘게 불법으로 사업장을 확장해온 대형 카페 ‘봉주르’(<한겨레> 2014년 10월3일치 12면)에 대해, 남양주시가 행정대집행 등 강력 제동에 나섰다.

지난 31일 오후 능내리 입구엔 ‘봉주르 방문 차량 진입금지’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카페에 차량이 몰려 마을 앞 도로가 체증을 빚자 주민들이 마을 쪽 도로 입구에 붙여둔 것이다. 군도 16호선에서 카페까지 300~400m에 이르는 진입로에서는 주차관리원 10여명이 손님 차량을 안내하고 있었다. 이 카페는 400~500대 주차가 가능했지만, 남양주시가 지난 4월 주차장으로 사용해온 하천부지 일부(3120㎡)에 대해 원상복구명령과 함께 10여년 만에 행정대집행을 해, 현재는 200여대만 주차할 수 있다. 남양주시는 지자체 승인 없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철도부지(1164㎡)와 확·포장한 진입로에 대해서도 원상복구명령을 내렸다.

주민 양아무개(55)씨는 “예전에는 작은 집 한 채와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오솔길이 전부였는데, 불법으로 건축물과 진입로, 주차장을 확장해 유원지처럼 변했다. 밤늦게까지 고성방가와 음주운전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90여명은 불법건축물과 불법주차 단속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남양주시와 남양주경찰서에 낼 예정이다.

남양주시는 1993년 이후 형사고발 11회, 행정대집행 8회, 이행강제금 7회 부과(2억3500만원), 수십 차례 시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최아무개(72) 대표를 검찰에 고발해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중이다. 남양주시가 적발한 봉주르의 불법행위는 37건 5300여㎡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불법의 규모가 다른 곳과 견줄 수 없을 만큼 크고 중대한데다 한강 상수원 오염 우려가 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행정대집행을 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행정대집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봉주르 최아무개 전무는 “100여명 고용을 창출한 수십년 전통의 지역 명소인데 시가 너무 가혹하게 행정 보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1980년대 말 음식점 영업장으로 24.79㎡ 크기의 허가를 받은 뒤 용도변경(293.82㎡)과 무단 건축(977㎡), 토지형질변경 주차장 조성(3992㎡) 등 시설 확장을 계속해 왔으며, 종업원 100여명,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형 카페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