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겨냥한 생색내기” 비판
시, 올해안 별도협약 맺을 예정
시, 올해안 별도협약 맺을 예정
강원 원주지역 국회의원들과 원주시가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13곳과 따로 상생협력을 추진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선거를 겨냥한 업적 쌓기나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 13곳은 2일 오후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원주상공회의소와 한국예총 원주지회, 농협 원주시지부, 원주교육지원청 등 4개 기관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날 협약식은 원주지역 국회의원인 김기선·이강후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원주상공회의소가 주관했다.
이전 공공기관은 이날 협약을 통해 △원주 쌀 토토미 등 지역 농특산물 우선 구매 및 판매 확대 △공공구매 사업 등 발주 시 지역 중소기업·건설업체 배려 △지역인재 육성 및 우선 채용 △각종 행사 시 지역 문화예술인 참여 확대 △협력업체 및 유관단체의 원주 이전 노력 등을 약속했다. 원주상공회의소 등은 이전 공공기관의 정착 지원과 정주여건 조성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협약식에 기관·단체 4곳만 참여하고 원주시는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상생협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선 의원실 관계자는 “원주시에 협약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거절당했다. 여야를 떠나 원주시가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원주시에 책임을 미뤘다. 김기선·이강후 의원은 새누리당, 원창묵 원주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하지만 원주시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사전 협의도 없이 상생협약을 추진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원주시청 관계자는 “국회의원실에서 상생협약 참석을 요청한 게 지난달 27일이다. 상생협약 당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협의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올해 안에 이전 공공기관 13곳과 별도 상생협약을 할 예정이어서, 이 공공기관들은 비슷한 내용의 업무협약을 한 해 두 차례나 해야 할 판이다.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는 “이전 공공기관과 원주의 상생협약이라면 당연히 집행기관인 원주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함께 준비해야 지속적인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다. 사전 협의조차 없어 원주시가 빠진 업무협약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려는 요식행위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주혁신도시엔 산림항공본부 등 6개 기관이 이전을 마쳤으며, 2017년까지 이전을 끝낼 예정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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