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년전 홍성 김성달 부부
“백발 되도록” “저승에서도”
6일 ‘기호유학 인문마당’ 열려
“백발 되도록” “저승에서도”
6일 ‘기호유학 인문마당’ 열려
“조선시대 사대부 부부는 어떻게 사랑을 표현했을까?”
문희순 충남대 충청문화연구소 연구원이 오는 6일 충남 홍성군 안회당에서 열리는 ‘기호유학 인문마당’에서 답을 전한다. 조선시대 사랑의 본보기는 350여년 전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 바닷가에서 산 김성달·이옥재 부부다. 부부가 늘그막에 주고받은 사랑편지는 요즘 젊은이들이 주고받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보다 절절하다.
아내 옥재가 “청주옹과 옥재의 즐거움은 바다와 산에 맹세하여 단심 고치지 않네. 백년가약 중한 인연을 하루와 같이 백발에 마주해도 함께 평안할 것을…’이라고 띄우자, 남편은 “끝없는 정 있음에 끝없이 기쁘니 백발 꺼려 않고 단심 함께 나누고저. 다시 모름지기 세세토록 부부 되어 저승에서도 복록 누리며 절로 편안하기를…”이라고 답했다.
둘의 사랑은 자녀에게 이어졌다. 막내딸이 규방문학의 대가로 불리는 김호연재다. 부부의 시는 <안동세고>, 자녀들의 시는 <연주록>으로 전해진다.
문 연구원은 “이들 부부는 당대 최고 명문 집안의 후예로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충절과 인연, 학문, 철학이 생활에 녹아 있다. 특히 이들이 주고받은 한시들엔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름답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인문마당은 충청 유교문화의 우수성을 발굴해 알리고, 이를 충남의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행사다. 이 행사가 열리는 안회당은 조선시대 홍주목사의 집무실로 흥선대원군이 1870년 당호를 썼다. 특강에 이어 여성 농악단 ‘연희단 팔산대’가 무대에 올라 팔산북춤과 창극, 판굿, 구정놀이 등을 펼친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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