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
어렵게 연락해 만나보니 소탈한 60대 남성
“사회에서 얻은 이익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 당연”
2010년에도 1년 동안 다달이 20만원씩 기부
어렵게 연락해 만나보니 소탈한 60대 남성
“사회에서 얻은 이익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 당연”
2010년에도 1년 동안 다달이 20만원씩 기부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로 다시 되돌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지난달 15일 대구 동구 율하동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에 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성금관리 현황과 배분방식 등을 조목조목 물어본 뒤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전화를 끊었다. 10분 뒤 공동모금회 직원이 성금계좌를 확인했더니 1억원이 입금돼 있었다.
경북공동모금회는 큰 금액을 선뜻 내놓은 기부자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당시 걸려온 전화번호로 여러차례 전화를 한 끝에 일주일 만에 통화할 수 있었다. 이 남성은 집 부근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공동모금회 직원은 약속장소에서 검소하고 소탈해 보이는 작업복 차림을 한 푸근한 인상의 60대 남성을 만났다.
그는 “인생사는 본래 공수래 공수거이지 않으냐.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때가 되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모두 되돌려 드리고 싶었는데 이번에 결심을 했다. 아직도 곳곳에는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북공동모금회는 이 남성이 2010년에도 1년 동안 다달이 20만원씩 기부를 했고, 지난 5월에는 네팔 지진 피해지원 성금도 5000만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김누리 경북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겸양의 미덕으로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해주신 기부자께 감사드린다. 숭고한 뜻에 따라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경북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 기부한 이는 지금까지 35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익명으로 돈을 냈다. 올해 들어 1억원 이상 기부자는 5명이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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