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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김제 40년전 미군기지 터 여전히 오염 심각

등록 2015-06-03 20:00

벙커C유 등 TPH오염 기준치 7배↑
식물 못자라고 암 유발 등 치명적
주민들 “군부대서 기름유출 심해”
40여년 전 미군 미사일 기지가 있었던 전북 김제시 황산동 주변 땅이 아직도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의회 정호영 의원(김제1)은 3일 “옛 군부대가 있었던 김제시 황산동 덕조마을 주변 농경지에서 채취한 시료를 지난달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토양오염을 분석한 결과, 석유계 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 500㎎/㎏(농경지)의 7배가 넘는 3594㎎/㎏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석유계 총탄화수소는 토양오염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다. 토양이 등유·경유·제트유·벙커C유 등의 기름에 의해 얼마나 오염됐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반환된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오염물질이다. 이 물질에 오염되면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2012년 환경부가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반환된 23개 미군기지 정밀조사 결과 1곳을 제외한 22곳에서 석유계 총탄화수소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 지역은 1970년대 초까지 미군 미사일 기지가 있었고, 이후 2008년까지 한국 공군포대가 주둔하다 철수해 지금은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 김제시는 지난해 4월 이곳에 주민 쉼터를 조성하려고 국방부에 사용허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국방부는 그해 8월 “미발견 지뢰지역으로 사고 위험이 항시 내재된 위험지역이어서 사용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주민 최성식(58)씨는 “1년 전 밭을 파다 땅속에서 기름 잔해물을 많이 발견했다. 지금도 집 근처 20~30m가량 떨어진 곳을 삽으로 조금만 파면 심한 기름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장 이경한씨도 “정확한 연도는 기억할 수 없지만, 1970년대 초반에도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많았다. 심할 때는 웅덩이에서 기름을 퍼다가 주유소에 팔았을 정도였다. 마을 전체가 얼마나 심하게 오염됐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토양뿐만 아니라 지하수도 기름 냄새가 나서 10여년 전 식수원을 지하수에서 상수도로 바꾸기도 했다. 주민 불안을 덜기 위해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부터 당장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로 인해 주민 건강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므로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오염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김제시가 민관군 합동조사를 요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미사일 기지가 있었던 이 지역은 앞으로 공군이 사용할 계획이 있어 개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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