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충북 증평군 신동마을엔 천사가 왔다. 천사는 사랑을 내뿜는 코끼리, 울긋불긋한 꽃, 마을을 헤엄치는 돌고래, 생명을 키우는 소녀와 장난꾸러기 소년도 함께 데려왔다. 천사의 날개와 이 친구들은 벽에 남아 마을을 밝히고 있다.
천사와 친구들을 마을로 초대한 이는 충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다. 센터는 생명사랑 벽화마을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역 안에서 우울증 지수가 높거나 자살 위험군 비율이 높은 마을에 벽화를 그리는 사업이다. 5~6일 신동마을에 벽화를 그렸으며, 오는 29~30일께 청주시 상당구 품곡리 범실마을에 2호 벽화를 그리고, 10월께 영동군 죽산마을을 생명사랑 벽화마을 3호로 꾸밀 참이다.
벽화 작업에는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을 조성했던 박경수 화가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증평보건소·증평군청 등의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신동마을 신승호 이장은 “회색 시멘트벽으로 마을 전체가 어두웠는데 벽화가 마을과 주민들의 마음을 환하게 바꿨다. 벌써 학생들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마을의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충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김은정씨는 “환경을 바꾸면 사람도 바뀔 수 있다. 벽화 조성과 함께 독거노인 등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우울증 없는 밝은 마을로 바꿔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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