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환자 진찰한 내과는 휴업
같은 층 정형외과는 정상영업
환자 찾았던 다른 병원도 비슷
전북도 “강제 휴원 못시켜” 고심
같은 층 정형외과는 정상영업
환자 찾았던 다른 병원도 비슷
전북도 “강제 휴원 못시켜” 고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찾았던 전북 김제의 한 건물 같은 층에 있는 두 병원 중 한 곳은 휴원하고, 한 곳은 진료를 계속해 보건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병원은 출입구가 같고, 환자 대기실과 접수실도 같아 사실상 같은 공간이다.
전북도와 김제시는 9일 “전북지역에서 두번째 메르스 확진을 받은 환자가 지난 5일 진료를 받은 김제시내 한 내과는 8일부터 휴업중”이라고 밝혔다. 확진 환자를 진찰한 이 내과의 의사·간호사들이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휴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러나 이 내과와 같은 공간을 쓰는 같은 층의 정형외과는 8~9일에도 여전히 문을 열고 진료했다. 이 정형외과 쪽은 “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은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 정형외과는 확진자가 진료를 받은 내과와 출입구, 대기실, 접수실을 같이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도는 정형외과 의료진과 환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휴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전북도 상황실 관계자는 “김제시와 도 역학조사관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휴원을 유도하고 있으므로 이른 시일 안에 진료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찾았던 김제의 또 다른 병원도 전체 8개 진료과목 가운데 직접 진료했던 내과만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의 불만도 적지 않다. 병원들은 “아무런 보상대책도 없이 무작정 휴원할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한 의사는 “휴원하면 손실이 막대하고, ‘메르스 병원’이라고 낙인까지 찍히는데 순순히 문을 닫을 병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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