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도 공개질의서
대학 “일일이 답변 불가”
대학 “일일이 답변 불가”
‘갑질 서약서’ 파문을 낳은 한림대 노건일(74) 총장 퇴진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림대교수평의회가 노 총장 퇴진 운동에 나선 데 이어 한림대 졸업생들이 공개질의서를 냈지만 학교 쪽이 ‘답변 불가’ 태도를 보이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림대 민주동우회와 사회학과 동문회, 7·8·9·14·18대 총학생회장단 등 한림대 졸업생들은 1일 ‘노건일 총장께 드리는 공개질의서’를 내어 “한림대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됐다. 이들이 얘기하듯 총장께서 정말 몰상식, 불통, 갑질의 시대착오적 리더십을 발휘해온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질의 내용에 답변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림대 졸업생들은 이어 노건일 총장에게 △인문대 학과장에게 서약서 요구 △총장배 축구·농구대회, 한마음등반대회 등 일방 폐지 △인문대 7개 학과 및 특성화 사업 예산지출 동결 △승진 및 재임용 심사 보류 △교수평의회 의장 발언 제지 등 그동안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됐던 주요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권용식 한림대 민주동우회장은 “사회에서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모교인 대학에서조차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 다음주까지 총장께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졸업생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는 등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림대 관계자는 “민주동우회 등은 졸업생을 대표하는 단체가 아니다. 졸업생을 대표하는 총동문회가 공개질의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몇몇 동문들이 공개질의를 한다고 일일이 답변해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이들 졸업생이 지난달부터 총장 퇴진 운동에 나선 교수평의회에 가세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대학구조개혁 1단계 평가에서 예비하위 등급을 받은 강원대도 총장 퇴진 운동이 시작되는 등 강원지역에서 총장 퇴진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대교수협의회와 삼척·도계캠퍼스교수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신승호 총장은 사퇴하고, 전체교수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학을 비상운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지대 총학생회 등도 지난해 8월 복귀한 김문기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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