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학교 운영위원 출신 지원
시민단체 “심판이 선수로 뛰는격”
시민단체 “심판이 선수로 뛰는격”
전북 군산의 한 고교 교장 공모에 감독 업무를 하던 교육청 담당 장학사와 이 학교 운영위원회의 전 위원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 군산중등지회 등 군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최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군산기계공고(마이스터고) 교장 공모에 전북도교육청 ㄷ장학사와 이 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이었던 ㅈ씨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지원했다고 6일 밝혔다.
그러나 ㄷ장학사는 마이스터고를 직접 관리·감독하는 전북도교육청 미래인재과 소속 장학사라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장 선정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도 교장 공모에 군산교육지원청의 교육전문직은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일선 교육지원청 장학사의 지원을 막았는데, 정작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도교육청 장학사의 응모는 가능하도록 했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과 다름없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재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이 학교에서는 2012년에도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도교육청 미래인재과장이 공모 교장으로 가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도교육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운영위원이었던 ㅈ씨는 교장 선정을 위한 1차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원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운영위원 6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심사위를 꾸리는데, 이들 운영위원이 평소 함께 활동해왔던 만큼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ㅈ씨는 지원에 앞서 운영위원직을 사퇴했다. 시민단체는 “공정성을 해치는 2명의 후보 모두 교장 지원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개방형 교장 공모제는 그 취지에 따라 교육경력 3년 이상이면 자격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있어 심사위원(1차) 구성 방식을 학교운영위 위촉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바꿨고, 개별면접도 참관인이 지켜보는 상호토론 방식으로 변경했다. 2차 심사위원 선정권도 도교육청 미래인재과에서 다른 부서로 옮겨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교장 공모 1차 심층면접은 6일 이뤄졌는데, 이날 면접을 본 6명 중에서 3명이 도교육청 주관의 2차 심층면접을 본다. 2010년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군산기계공고는 이번에 세번째 교장 공모제를 추진 중이며, 현직 교장은 개인 사정으로 휴직했다. 새 교장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임기가 4년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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