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투입되는데 개인 이름 안돼”
“하 작가가 작품 기증…예산 줄여”
“하 작가가 작품 기증…예산 줄여”
경북 안동시의 ‘시립 하종현 미술관’ 건립 계획에 지역 미술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바람직한 안동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안동미술협회 대책위원회’는 6일 “시립미술관 건립은 필요하지만 미술관 명칭에 특정인의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권영세 안동시장과 하종현(80) 미술가는 지난해 10월 만나 ‘안동시립 하종현 미술관’을 세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홍익대 미술대 학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서울시립미술관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안동댐 인근 터 3300㎡에 10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기로 하고 전문기관에 타당성 조사를 맡겼다. 이달 말 조사결과가 나오면 투자심사 등을 거쳐, 2018년 미술관을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동지역 미술인들은 지난 2월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안동시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지역 미술인들은 “그림을 기증했다고 해서 시립미술관에 개인 이름을 붙이면 개인 미술관이 되지 않느냐. 개인 미술관에 시민들의 세금 100억원을 들여서는 안 된다” “국내 전체 미술관 50곳 가운데 특정인 이름을 붙인 곳은 ‘장욱진 미술관’ ‘이응노 미술관’ 등 19곳에 불과하며, 대부분 작고한 미술인 이름을 붙였다”며 시립미술관에 특정인 이름을 붙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김강현(50) 대책위원장은 “안동시가 지금이라도 시립 하종현 미술관 추진을 중단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오는 10일 안동시청 앞에 집회 계획을 세워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교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하 작가가 작품 300여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작품을 기증받으면 미술관 건립 예산이 대폭 줄어든다. 화단에서 하 작가의 지명도가 높아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립미술관 명칭에서 특정인의 이름을 빼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지역 문화예술계의 여론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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