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방문’ 늑장신고 이유
동료·이웃주민 등 600명 격리 피해
동료·이웃주민 등 600명 격리 피해
대구 남구청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걸렸다 회복한 대명3동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 김아무개(52·6급)씨를 성실의무 위반, 지시사항 복종위반, 공무원 품위손상 등 책임을 물어 중징계하기로 했다.
대구 남구청은 이날 “김씨가 삼성서울병원에 어머니 병문안을 다녀왔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메르스에 감염되고 나서 늑장신고를 하는 바람에 이웃주민 등 600여명이 격리되는 피해를 입었다. 김씨가 일부러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늑장신고로 인한 파장이 너무 엄청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연달 남구청 감사계장은 “기초자치단체인 구청의 5급 이상 직원 징계와 6급 이하 직원 중징계는 대구시 등 관할 광역자치단체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대구시에 김씨에 대한 중징계를 곧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남구청으로부터 김씨에 대한 중징계 요청을 받으면 한달 안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중징계에 해당하는 파면·해임·정직 중 하나의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정직 처분을 하게 될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월27일과 28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머니를 병문안했다. 이때 함께 간 김씨의 누나는 지난달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신고하지 않다가, 지난달 14일 열이 나면서 이틀 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씨의 늑장신고 때문에 친척, 주민센터 동료 직원, 목욕탕 손님, 이웃주민 등 김씨와 접촉한 600여명이 잠복기인 14일 동안 병원이나 집에 격리돼 출입을 제한당하는 피해를 봤다.
김씨는 경북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완치돼 지난달 26일 퇴원했다. 그는 한달 동안 병가를 내고 현재 집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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