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서 파는 맥주…내달 7~8일 축제
1980년대 경원동서 시작 300곳 영업
1980년대 경원동서 시작 300곳 영업
전북 전주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처음으로 ‘가맥축제’를 연다.
‘가맥’은 ‘가게에서 파는 맥주’의 줄임말로, 소형 상점의 빈 공간에 탁자를 몇개 놓고 북어포나 오징어 등 간단한 안주에 맥주를 파는 곳이다. 가맥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전주 가맥데이’가 일종의 가맥축제로 다음달 7~8일 한옥마을 근처인 완산구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개막식, 가맥 공연, 가맥 안주판매 부스 운영, 각종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시는 이를 위해 행사 장소 제공과 함께 홍보물 제작 협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전주에서 가맥 문화는 1980년대 완산구 경원동 일대 작은 가게들이 탁자와 의자 몇개를 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도시에서도 이런 가맥을 찾아볼 수 있으나 전주만큼 활성화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맥 풍경이 색다른 경험을 바라는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문근(54) 전북대 교수는 “예전에 이웃들이 동네 어귀의 평상이나 그늘에 앉아서 담소하거나 음식을 나눠 먹던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 가맥집은 300곳 이상이 영업 중으로 알려졌고, 맥주 한 병에 2500원을 받는다. 가맥집의 원조 격인 경원동 ㅈ슈퍼는 안주로 나오는 갑오징어로 술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주시는 “가맥집은 가정용 주류를 업소처럼 판매하는 점이나 음식을 조리해 내놓는다는 점에서 현행 법률과 어긋나는 측면이 있지만 전주의 특징적인 술문화인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한옥마을과 전통시장 등을 연계해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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