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갈등으로 총장 중도사퇴뒤
도, 공백 여섯달만에 송승철씨 임명
한림대 재직때 ‘식물 부총장’ 평가
‘2012년 문재인 후보 지지’ 구설도
도, 공백 여섯달만에 송승철씨 임명
한림대 재직때 ‘식물 부총장’ 평가
‘2012년 문재인 후보 지지’ 구설도
강원도가 학내 갈등 등의 이유로 지난 1월 전임 총장이 중도 사퇴해 6개월 공석이던 강원도립대 총장에 송승철(60) 전 한림대 부총장을 임명하자 잡음이 일고 있다. 강원도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추천 후보 2명을 모두 거부하더니 한림대 부총장 시절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 오른데다, 유력 대선후보 지지모임에 참여하는 등 정치 지향적인 ‘폴리페서’(정치+교수)를 무리하게 총장에 앉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도는 13일 “송 총장이 개혁 의지와 대학 경영 능력을 겸비한 인물로 취업률 저조와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이 처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영어영문학 전공인 송 총장은 1991년부터 한림대에서 근무하며 외국어교육원장과 국제교육원장, 교무처장, 부총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송 총장 선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송 총장은 ‘갑질과 불통’ 등으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노건일 한림대 총장 체제에서 지난해 5월부터 부총장으로 근무하다 교수평의회가 총장 퇴진 운동에 나서자 중도 사퇴했다.
한림대 한 교수는 “노 총장 체제에서 누구도 보직을 꺼렸는데 송 총장이 부총장을 맡아 다들 의아해했다. 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총장을 대리해 진행한 일에 대해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는 교수들이 많다. 권한 등은 행사하지 못하고 총장 뒤치다꺼리만 해 식물부총장에 가까웠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총장과 교수 사이에서 중재를 하려고 애썼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다 안 되니까 사표를 내고 도립대로 갔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폴리페서 논란도 일고 있다. 송 총장은 2012년 민주통합당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지지모임 담쟁이포럼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후보가 된 문씨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교수 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강원도립대 소관 상임위인 강원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권혁열 위원장은 “지난 공모 때 도립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2명을 모두 부적합하다고 거부했던 최 지사가 이번엔 소속 정당 성향의 사람을 임명했다. 14일부터 시작되는 도립대 업무보고에서 총장에 적합한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총장은 “당시 민주통합당 문 후보 지지 선언 등을 한 것은 맞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능력이 되는지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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