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판매금지 된 살충제 들어”
쓰러진 할머니 6명 중 1명 숨져
쓰러진 할머니 6명 중 1명 숨져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농약 사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단순 사고가 아닌 고의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페트병 안에 사이다와 함께 들어 있던 독극물은 무색무취의 살충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살충제는 독성이 강해 2012년부터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 농약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살충제가 농민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몰래 판매되거나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농약 가게들을 상대로 구매자 등에 대한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마을회관에서 열린 마을잔치가 끝난 13일 밤부터 사건이 일어난 14일 오후 사이에 누군가가 마을회관 냉장고 안에 보관한 사이다 페트병 안에 살충제를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이다는 전날 잔치 때 주민들이 마시고 남은 것이다. 마을회관은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고 폐회로텔레비전(CCTV)도 없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다른 지역 주민의 범행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확보해 분석중이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이 마을회관에서 음료수를 나눠 마신 할머니 6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가운데 정아무개(86)씨가 15일 아침 7시10분께 숨졌다. 신아무개(65)씨만 상태가 나아지고 있고, 나머지 4명은 중태다.
상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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