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앙·지방언론사 논설위원급 인사 17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일제 강점기 당시의 군 위안부 동원 실상에 대해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었다.
일본 중견 언론인 17명 나눔의 집 방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비공개 면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비공개 면담
“일본과 한국이 역사적 화해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광복 70돌을 앞둔 가운데, 일본의 중앙·지방언론사 논설위원급 인사 17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일제 강점기 당시의 군 위안부 동원 실상에 대해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었다. 일본 언론인들이 단체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문단을 이끌고 16일 오후 2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방문한 모리 야수히로 <교도통신> 논설부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종전과 광복 70년,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 인식이 다르다. 일본과 한국이 역사적 화해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방문단은 <교도통신> <홋카이도신문> <고베신문> 등 일본 언론사 논설위원 및 편집위원인데, 모두 16개사 17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한·일 양국 사이에 과거사를 놓고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인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해 직접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당시 상황을 듣기 위해 이번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단은 “한국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방문 철회도 한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단은 제한적으로 사진 촬영만 허용하고, 30여분 동안 피해자 할머니들의 기록이 담긴 동영상을 본 뒤 할머니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옥선(89)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4명과 대화를 나누며 일제 강점기 당시 위안부 동원의 참상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할머니들은 일본 언론인들에게 위안부 강제 동원의 참상을 전한 뒤 “일본 내에 진실을 알려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그동안 일본 언론뿐 아니라 전세계에 강제동원 증언이나 역사적 사료들을 충분히 제공해 왔는데, 뒤늦게 일본 언론에서 취재하겠다고 해 처음엔 할머니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일본 논설위원들이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정확하게 듣고, 일본인들에게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가교 구실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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