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90억 세수확대 효과”
사업설명회도 마쳐
주민들 찬반 의견 갈려
“세수 크게 늘어난다는데…”
“지역민들만 경마에 빠져”
사업설명회도 마쳐
주민들 찬반 의견 갈려
“세수 크게 늘어난다는데…”
“지역민들만 경마에 빠져”
강원 양양군이 지역 대표 관광지인 낙산사와 낙산해변 인근에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양양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양양읍 조산리 인근에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5월 ㈜킹스랜드가 화상경마장 유치 제안서를 양양군에 접수했으며, 군은 지난달 군의회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연 데 이어 경기도 구리와 충남 천안 등 이미 화상경마장이 설치된 지역으로 현장 견학도 다녀왔다.
양양군은 지역에 화상경마장이 설치되면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등 연간 90억원 상당의 세수 확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청소와 경비 등 화상경마장에 필요한 일자리 200여개가 생기고, 화상경마장이 운영되는 금·토·일요일을 제외한 날에는 주민들에게 시설을 개방해 무료로 문화·생활체육 강좌도 열 수 있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양군은 한국마사회가 모집공고를 내면 공청회 등을 거쳐 군의회와 주민 동의를 얻어 유치신청서를 낼 참이다. 화상경마장은 전국 30곳에 설치돼 있으며, 추가로 5곳에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에 인근 주민들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양양읍 조산리의 최항규 이장은 “주민 일부는 경마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지방세수가 크게 늘어난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인근 마을인 주청리 박기운 이장도 “교육상 좋지는 않겠지만 주민 일자리가 생기는 등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다른 지역에선 전부 ‘결사반대’를 외치는 사행산업을 양양군이 군유지까지 팔아 유치하려 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만 23곳의 화상경마장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양양까지 와서 경마를 하겠느냐. 결국 설악권과 강릉 등 지역민들만 경마에 빠져 지역이 망가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상철 양양군청 전략기획담당은 “천안 지역을 다녀왔는데 경마에 빠진 지역민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악권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화상경마장의 주요 고객이다. 낙산해변 일대 대형 숙박업소가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여름 한철을 빼면 지역경기가 말이 아니다. 화상경마장을 통해 사계절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양뿐 아니라 강원랜드 카지노가 있는 강원 정선의 일부 주민들도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기로 해 지역사회에서 찬반 갈등이 일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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