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산교육청 공모로 선정
600여명 상담·치유 프로그램 진행
70여명 학교 돌아가거나 준비중
600여명 상담·치유 프로그램 진행
70여명 학교 돌아가거나 준비중
중학교 3학년생 성호(가명·16)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맞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 싸움에 휘말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됐다. 담임 교사와의 관계도 나빠졌다. 성호는 2학년 때부터 학교 수업을 빼먹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선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성호는 3학년 2학기 수업 준비에 한창이다. 학업복귀지원센터 ‘틴스토리’가 성호에게 용기를 북돋아줘 다시 학교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성호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연 것은 틴스토리의 후원자(멘토)였다. 멘토는 꾸준한 대화를 통해 성호가 ‘농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성호와 친해졌다. 집에만 있던 성호는 멘토와 어울리면서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마침내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틴스토리는 학교에 장기 결석하거나 자퇴한 학생들을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는 전국 최초 전문기관이다. 틴스토리는 지난해 6월 부산시교육청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사단법인 에스에프시(SFC) 청소년 교육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학업중단 학생을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은 해당 학생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틴스토리는 교사, 친구, 부모 등을 만나 학생 정보를 수집한 뒤 전문상담사와 멘토를 보내는 일대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틴스토리의 상담·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학교 출석일수로 인정된다. 해당 학생은 학교로 돌아간 뒤에도 멘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다. 전문상담사 등은 학교 복귀생을 아침마다 차량에 태워 등교시키는 등 헌신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의 전체 학업중단 학생은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유학 또는 대안학교 진학 등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틴스토리는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학업중단 학생 600여명의 명단을 받아 지난 1년 동안 상담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70여명이 학교로 돌아갔거나,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틴스토리의 전문상담사 신종식씨는 “학업중단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면 정말 뿌듯하다. 현재 180여명의 학생을 돌보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틴스토리는 지난 17일 개소 첫돌을 맞아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사무실에서 틴스토리를 거쳐간 학생과 부모, 멘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일찻집과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틴스토리 행사에 참석한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는 “틴스토리의 헌신적인 활동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많은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갔다. 틴스토리가 우리 아이들 모두를 학교로 돌려보낼 때까지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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