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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대강’에 망가진 강…인공공사 악순환

등록 2015-07-22 21:54

하천학회·시민단체 생태계 조사
구미보 근처 등 역행침식 심하자
인공제방으로 곳곳 땜질
큰빗이끼벌레·조류 여전히 심각
2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낙동강 구미보를 배경으로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낙동강을 원래 모습으로 살려내라고 촉구하는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2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낙동강 구미보를 배경으로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낙동강을 원래 모습으로 살려내라고 촉구하는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녹조와 역행침식 등 4대강 사업 때문에 발생한 문제는 이미 감사원 감사 결과로 오래전에 밝혀졌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은 공식적으로는 2013년 2월 끝났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8개의 보가 만들어진 낙동강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미 망가져버린 낙동강은 지난해 이맘때에 견줘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22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낙동강 구미보 우안으로부터 하류 1.2㎞ 지점. 이곳은 낙동강 지류인 감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곳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감천은 낙동강 합류 지점에서 상류 쪽으로 역행침식이 심하게 일어나는 곳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이날 역행침식이 일어나던 자연제방은 대부분이 철망과 돌로 만든 인공제방으로 바뀌어 있었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1.2㎞ 상류지점에 감천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남산교는 밑둥이 훤히 보였다. 낙동강 본류 바닥을 준설하면서 본류와 지류의 낙차가 커지자, 지천 바닥의 흙과 모래가 낙동강 쪽으로 쓸려 내려갔기 때문이다. 구미보 좌안 상류 8㎞ 지점에 있는 낙동강 지류 신곡천에도 자연제방 대신 인공제방이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역행침식이 계속 심해지며 자연제방이 깎여 나가자 어쩔 수 없이 이런 식으로 인공제방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지난해 왔을 때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고 했다.

대한하천학회와 4대강 복원 국민범대책위원회가 꾸린 낙동강 국민조사단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낙동강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가며 현장조사를 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매년 여름 낙동강을 찾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 생태계 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강정고령보 근처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낙동강변에 있던 버들군락도 모두 뿌리가 물에 잠기면서 썩어가고 있었다. 낙동강 지류 곳곳에서는 아직도 역행침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은 “낙동강에 만들어진 보 가운데 하나라도 상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하거나 철거해서 이후 현상을 관측한 뒤 점진적으로 낙동강 보를 모두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지금처럼 여름철 녹조가 심해지면 몇개 보의 수문을 잠깐 여는 식으로는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낙동강의 생태계를 복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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