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높이 11m의 홍보전광판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 부산 택시지회 조합원 심정보(52)씨와 막걸리 ‘생탁’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 노조 현장위원회 총무부장 송복남(54)씨가 24일로 농성 100일을 맞았다.
심씨는 ‘전액관리제 도입, 부가세 경감분 부당사용 환수 고발 조처’를, 송씨는 ‘고용 안정화와 주5일 근무 등 노동자 처우 개선, 소수노조 인정’을 각각 요구하며 지난 4월16일 새벽 4시부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쇠로 만들어진 홍보전광판 위 길이 2~3m가량, 너비 50~60㎝의 좁은 공간에서 100일째 살아가고 있다. 음식과 물은 땅에 있는 노조원들이 줄을 매달아 올려주고 있다. 심씨는 습진으로, 송씨는 대상포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곳에서 100일 동안 있다보니 두 노동자 모두 고혈압까지 얻었다.
이들은 태풍, 비바람,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 노조원들은 경찰과의 승강이 끝에 심씨와 송씨에게 그늘막을 올려줬다. 노조원들은 지난 6월9일에도 칫솔과 세면도구 등 생필품을 올려주는 것 때문에 경찰과 갈등을 빚었다. 경찰이 칫솔 등이 위험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해결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송씨는 “택시노조는 사용자 쪽과의 교섭권을 가진 다수노조가 소수노조의 사무실 제공 문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부산합동양조의 경우 사쪽이 지난 6월 다수노조와 임단협을 타결하고 기존의 소수노조와의 교섭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4일 저녁 7시30분 부산시청 광장에서 고공농성 중인 심씨와 송씨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생탁·택시 시청광고탑 고공농성 100일차 투쟁문화제’을 연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는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부산합동양조의 막걸리 ‘생탁’ 불매 운동을 다시 펼칠 예정이다. 다음달엔 대규모 영남권 노동자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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