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이전 시기를 놓고 10월에 옮기자는 경북도의회와 내년 2월에 이전하자는 경북도청 노조가 정면충돌했다.
경북도청공무원노조는 5일 “도의회가 오는 10월께 도청을 옮기자고 줄기차게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직원들한테는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도영호 경북도청 노조위원장은 “10월에 이사를 하게 되면 자녀를 둔 공무원들에게는 가혹한 부담이 따른다. 이사를 내년 2월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지성(42) 경북도청 공무원노조 대변인도 “수천여명이 한꺼번에 이사를 해야 하지만 주택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았으며,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내년 2월이 돼야 개교를 한다. 학교조차 없는 곳에 어떻게 이사를 가느냐”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경북도의회는 10월에 이사를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주장처럼 내년에 이사를 하게되면 올해초에 이전비용으로 짜놓은 올 예산 수백억원이 모두 불용처리되면서 없어진다고 밝혔다.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은 “11월초부터 연말까지 도의회 정기회의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10월에 이사를 서두르지 않으면 올해는 이사를 할 수 없다. 노조에서 주장하는 학교문제는 11월부터 방학에 접어들기 때문에 개교가 내년 2월이라 하더라도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도청 이전 시기를 놓고 경북도의회와 공무원노조가 충돌하고 있지만 경북도는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지난 6월 중순 기자회견을 열어 “10월에 준비해서 11월에 이사를 갈 예정”이라고 견해를 밝힌 뒤 경북도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경북도 관계자들은 “도지사가 11월 이사계획을 밝혔지만 그냥 선언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간부직원들을 포함한 전체 공무원들이 내심 이사를 늦게 가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북도 간부는 “노조에서 내년에 이사를 가자는데 별 수 없지 않느냐. 도의회 의장이 왜 10월에 이사를 가려고 서두르는지 이유를 알수 없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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