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박수진 양 (수사본부 041-621-4455 제보 홈페이지 sujin.sunmoon.ac.kr)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잖아요. 수진이는 꼭 돌아옵니다.”
지난 5일 박수진양 홈페이지(sujin.sunmoon.ac.kr)에는 수진양 부모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이 날은 실종된 수진양의 17번째 생일날이었다.
수진양은 지난해 10월 9일 재학하던 천안의 한 여고에서 수업을 마치고 신부동 백화점과 학교 근처 책방 등을 배회하다 이날 오후 3시20분 다시 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 있던 모습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수진양 부모는 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10일 새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0일 오후 천안 성정동 골목길에서 한 주민이 수진양의 책가방과 교복, 안경, 신발, 속옷 등을 발견하자 ‘납치’ 사건으로 보고 전담수사반을 꾸려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수진양 실종 사건은 꼭 한 달 뒤 같은 학교에 다니던 이아무개양, 또 멀지 않은 경기도 화성에서 여대생이 각각 피살체로 발견되자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 사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목받았다.
경찰은 탐문과 제보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베테랑 형사들이 참여한 박수진양 실종사건 세미나 등을 열어 돌파구를 찾기도 했으나 1년이 지난 10일 현재 수사는 원점을 맴돌고 있다.
그동안 수진양 부모는 애타는 심경을 담은 전단지 10만여장을 만들어 나눠주고 수진양 제보 홈페이지를 여는 등 딸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결정적인 소식은 없는 상태다.
아버지 박철근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마음 속으로 수진이를 떠올리며 ‘잘 있는지’ 묻고 ‘보고 싶다’고 말한다”며 “수진이 동생이 슬퍼할까봐 생일날 꽃 한 송이도 책상에 놔주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이어 “딸 실종사건이 세상에서 잊혀지는 게 가슴 아프고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곧 직장에서 장기 휴가를 얻어 딸 찾는 길을 떠날 작정”이라고 말했다.
수진양 키 157㎝에 곱슬머리, 호리호리한 체격에 왼손잡이이고 성격은 내성적이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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