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잡이 원양어선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7명이 베트남 선원 1명을 살해하고 주검을 바다에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동해해양경비안전서는 동료 외국인 선원을 살해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ㄱ(27) 등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7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ㄱ 등은 지난 2일 새벽 5시30분께 독도 남동쪽 약 90㎞ 해상에서 베트남 국적인 작업반장 ㄴ(31)이 선미에 혼자 있는 틈을 타 둔기로 머리를 때려 살해한 뒤 바다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ㄴ이 ㄱ을 삽으로 폭행하는 등 폭언과 폭력을 일삼고, 베트남 국적의 선원들은 비교적 쉬운 작업을 시키고 나머지 국적 선원들은 힘든 일을 시키는 등 차별하자 살해하기로 공모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지난 2일 오전 8시44분께 선원 1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선미 난간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의 옷에서 혈흔을 확보했다. 이후 유전자 검사를 통해 ㄴ의 혈흔임을 밝혀낸 해경은 신문 끝에 인도네시아 선원들로 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7명 모두 구속했다.
해당 원양어선은 지난 1일 오전 부산 감천항을 출항해 북태평양에서 꽁치를 잡기 위해 항해 중이었으며, 한국 선원 7명과 외국선원 28명 등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동해해경 관계자는 “원양어선 상당수가 내국인 선원보다 외국인 선원을 더 많이 고용하고 있고, 외국인 선원들의 태업 등 집단행동을 막기 위해 한 배에 여러 국적의 선원들을 함께 승선시키고 있다. 외국인 선원간 문화적 차이와 의사소통 장애로 발생하는 충돌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와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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