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활 변질” 대학생 인터뷰 게재
학생회 “인터뷰 했단 사람 없어”
학생회 “인터뷰 했단 사람 없어”
<영남일보> 등 대구·경북 지역일간지들이 “경북 성주군농민회가 농촌 봉사활동을 온 대학생들을 집회에 동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농민회 등은 <영남일보> 기자 등이 학생들을 마치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 기사를 썼다며 반발하고 있다.
성주군농민회와 성주지정폐기물매립장 피해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사 사옥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기사를 쓴 ㅅ 기자의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24일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중에서 인터뷰를 했다는 학생이 아예 없다. ㅅ 기자가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마치 학생들이 대답한 것처럼 허위로 날조해서 소설을 썼다”고 주장했다. ㅅ 기자는 성주군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성주군농촌보육정보센터 소장과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 사무처장도 맡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영남일보> <대구신문> <대구일보>는 ‘지난 6월24일 성주군농민회가 농활 대학생을 집회에 동원했다’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성주군농민회가 학생들을 집회에 동원했다는 기사의 유일한 근거는 익명으로 된 대학생 2명의 짧은 인터뷰였다. 이들 신문은 모두 “농활이 변질된 것 같다”는 내용의 학생 인터뷰를 실었다. 하지만 농활에 참여했던 덕성여대와 동아대 학생회 쪽은 이런 인터뷰를 한 학생이 없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24일 성주군청 들머리에서는 성주일반산업단지 안에 있는 폐기물매립장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농활을 왔던 덕성여대 학생 10여명과 동아대 학생 20여명은 주민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주군 성주읍 예산리에서는 2013년 7월부터 폐기물매립장이 운영됐고,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폐기물매립장 폐쇄를 요구하며 집회를 해왔다.
동아대 농활단 책임자였던 박영준(29)씨는 “농활에는 50명 정도가 참여했고, 이 가운데 20명 정도가 집회에 갔는데 모든 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이런 내용의 인터뷰는커녕 기자를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ㅅ 기자는 “당시 취재 목적은 아니었지만 집회에 갔었고 실제 대학생과 대화를 나눴다. 허위보도가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성주군농민회가 지역사회에서 전횡을 저지르며 집회를 위한 집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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