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열린 수요집회 도중 유서와 성명서 등을 남기고 분신한 최현열(81)씨가 21일 오전 결국 숨졌다. 사진은 21일 오후 광주 서구 매월동 천지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영정사진. 출처 연합뉴스
고향 광주로 돌아와 장례식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노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노제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한 최현열(80)씨의 장례식과 노제가 23일 고인의 고향인 광주에서 열렸다.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일본대사관 앞 분신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 선생 시민사회 광주전남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빈소가 있던 광주 천지장례식장에서 민주사회장으로 장례식을 연 뒤,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노제를 지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추모사에서 “고인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에 7000만 동포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고인의 말을 가슴에 새겨 역사를 기억하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후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례위원장인 현지 스님은 “고인이 바른 역사를 위해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셨다. 숭고한 정신을 담고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인의 조카인 조호권 전 광주시의회 의장도 유족들을 대표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친일 잔재 청산이 고인의 뜻을 기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민주열사들이 묻힌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옛 묘역)에 안장됐다. 대책위는 치료비와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온라인 카페(cafe.daum.net/70th815)에서 성금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씨는 지난 12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한 뒤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0일째인 지난 21일 숨졌다. 최씨는 3년 전부터 민간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회원으로 활동했다. 광주에 살면서 매달 1~2차례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시위에 참석하려고 상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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