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계의 거장 이우환(79) 작가의 미술관이 개관 다섯달 만에 유료로 전환된다.
부산시는 31일 “무료 입장을 했던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의 입장료를 12일부터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달 전 부산시는 ‘부산광역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 운영’ 조례를 공포했는데, 조례 공포 한달이 지나 유료 입장을 시작하는 것이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이다. 신분증을 제시하는 부산시민에겐 1000원을 깎아준다. 7살 미만 어린이와 증명서를 가진 65살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무료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이우환 공간’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시립미술관 동쪽 빈터에 47억원을 들여 지상 2층, 지하 1층, 총넓이 1400㎡ 규모로 만들었다. 미술관 건물 안과 마당엔 이 작가가 기증한 작품 23점 등이 전시돼 있다.
이 작가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미술관 건립 제안을 거절했으나 ‘제2의 고향’ 부산에 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부산시의 끈질긴 구애를 받고 마음을 바꿨다. 이 작가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으나 부산 경남중학교를 졸업했다. ‘이우환 공간’은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섬에 이어 세계 두번째 이우환 개인 미술관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4월10일 무료 개관 뒤 하루 150~200여명이 이우환 공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유료로 바꾸면 입장객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입장료가 비싸지 않아 세계적인 미술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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