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적 자산 훼손·경제성 없어”
진안군, 타당성 조사 용역비 편성
진안군, 타당성 조사 용역비 편성
“전북 진안 마이산을 그대로 바라보게 하라.”
전북지역 환경단체들이 진안군에서 추진하는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세계적인 지질학적 자산을 훼손하고, 경제성도 부족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이산도립공원이 있는 진안군은 최근 마이산 케이블카 건립 타당성조사를 위해 추경예산에 용역비 6천만원을 편성했다. 마이산 북부 사양제(저수지) 근처에서 마이산 남부 도장골까지 1.59㎞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구상으로 사업비가 약 300억원이다. 전액 군비로 2019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1997년 전북도의 공원계획 심의를 거쳐 케이블카 건립 실시설계까지 마쳤으나, 외환위기(IMF 구제금융) 탓에 중단했다.
그러나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진안의 상징인 마이산은 기나긴 세월의 풍상이 만들어낸 빼어난 경관으로 두 암봉의 역암층은 그야말로 지질학의 교과서다. 마이산을 조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체류형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이항로 군수의 공약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이 타당성 용역을 하겠다는 구간은, 상대적으로 환경에 대한 가치가 저평가된 1997년에 확정한 노선이다. 20년 전 계획에 따라 타당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무의미한 용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환경부의 삭도 가이드라인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형 △주요 자연경관의 훼손이 우려되는 지역 △주봉 정상 부근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처 등에는 삭도 설치를 최대한 회피하라고 강조했다. 상당 부분이 마이산에 해당되는 제한 규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적자를 보이는 내장산 케이블카의 연간 이용객은 10여만명인데, 전체 관광객 수에 비춰 마이산 케이블카 이용객은 4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돼 경제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안군은 “용담댐과 섬진강 수계가 있는 진안은 면적 80%가 개발에 제한을 받고, 실제 거주인구도 2만5천명 선이 무너졌다. 마이산을 빼놓고는 관광할 곳이 없는 형편이다. 마이산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을 고민한 끝에 케이블카로 결정했다. 주봉을 건드리지 않고 ㄱ자형으로 우회하는 노선이어서 경관 훼손이 없다”고 밝혔다. 이항로 군수는 “군민 대다수가 세계적인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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