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출신 임종수씨가 작사·작곡
예술단체, 내달 8일 익산역 제막
황등면 주민 “황등역 설치” 반발
예술단체, 내달 8일 익산역 제막
황등면 주민 “황등역 설치” 반발
전북 익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작곡가 임종수씨의 곡 ‘고향역’ 노래비 건립 위치를 놓고 지역 주민간 갈등이 일고 있다.
익산시의회 김민서 의원(새누리당)과 이 지역 예술단체는 작곡가 임씨가 통학했던 장소인 익산역(당시 이리역)과 황등역을 생각하며 작사·작곡한 노래 ‘고향역’ 노래비를 익산역 앞에 건립하고 10월8일께 제막식을 열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관광객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익산역에 노래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황등역은 화물차만 정지하고 승객이 타는 객차가 서지 않으므로 홍보 효과를 위해서는 익산역에 노래비를 세워야 한다”며 “특히 작사·작곡한 임씨가 익산역에 설치를 원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저작권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익산시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등면 주민과 일부 정치인들은 노래비를 황등역에 설치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48억원을 투입하는 황등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에 ‘고향역 문화공간 조성’이 들어 있는데, 황등역이 아닌 익산역에 노래비를 세우면 사업 축소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종덕 황등번영회 운영위원은 “작곡가 임씨가 배곯으며 통학하던 시절에 황등지역에는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있었다. 익산역 설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황등면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민간단체에서 추진하는 일이어서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시간을 갖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하는 가수 나훈아의 노래 ‘고향역’ 배경인 황등역을 단장해 지난 6월 쌈지공원을 만들었다. 작곡가 임씨는 형님이 사는 익산시 삼기면에서 황등역으로 걸어가 익산역까지 열차 통학으로 남성중·고교를 다녔다. 그 당시 봤던 장면을 내용으로 ‘고향역’을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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