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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산속 “살려달라” 여성 비명에 부산 경찰 70명 출동해보니…

등록 2015-09-24 21:12

직장 못 구한 20대 취업준비생
“하느님, 취업시켜 주세요” 절규
24일 새벽 2시11분께 부산경찰청 112지령실에 “부산 남구 황령산 정상 봉수대 근처 산속에서 젊은 여성의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소리가 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남부·연제·부산진경찰서 등 황령산 근처 3개 경찰서의 당직형사와 112타격대 등 경찰관 70여명이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전날 내린 비로 질퍽거리는 산을 경찰은 2시간 넘게 수색했지만,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수색작업이 한창일 때, 황령산 꼭대기 부근 도로로 승용차 1대가 지나갔다. 차에는 20대 여성 4명이 타고 있었다. 경찰이 “비명소리를 듣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이들은 “못 들었다”며 내려갔다. 하지만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 이아무개(26)씨를 설득해 일행인 김아무개(28)씨가 비명을 질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 4명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했다. 이들은 머리를 식히려고 이날 새벽 황령산 꼭대기에 올라갔다. 갑자기 김씨가 “하느님, 취업 좀 되게 해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듯 소리를 내질렀다. 당시 근처에서 산책하던 최아무개(21)씨가 이 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뒤늦게 김씨는 “소리를 지른 것이 부끄러워 처음에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걱정했던 강력사건이 아니라 다행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을 보게 돼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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