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 주한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 인근 마을인 영북면 야미리 축사에서 총탄이 지붕을 뚫고 날아드는 사고가 보름만에 또 발생했다.
1일 포천시와 영평·승진훈련장 대책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소를 100마리 키우는 야미리 축사에서 주민이 총탄 한발을 발견해 시와 군부대에 신고했다. 신고한 주민은 “오전에 비가 오는데 축사에 물이 새길래 봤더니 비닐로 된 지붕이 뚫려있고 그 아래에서 총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발견된 탄은 길이 5㎝, 직경 1.5㎝로, 이번 사고로 가축이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군 당국은 폭발물처리반을 현장에 보내 도비탄 사고(총알이나 포탄이 바위나 단단한 물체에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튕겨나가는 현상)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축사에서는 지난달 16일에도 같은 크기의 총탄이 발견됐다.
앞서 영북면에서는 지난 3월28일 야미리 김아무개(76)씨 집 지붕에 미군의 105㎜ 대전차 연습탄이 떨어졌다가 인근 밭으로 튕겨나갔고, 3월22일엔 소회산리의 한 소나무밭에 미군이 쏜 105㎜ 대전차 연습탄이 영평사격장에서 날아와 떨어지는 등 올 들어 네 차례 도비탄 사고가 났다.
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 주변지역에서는 각종 사고와 헬기 소음·진동 피해 등이 수십년 전부터 잇따랐고 주민들은 지난해 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에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광덕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보름 만에 같은 곳에서 또 피해가 일어나 주민들이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여러차례 호소했지만 변화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포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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