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 중개일을 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계약서를 위조해 세입자 17명의 전세보증금 5억여원을 가로챈 50대가 도주 2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60살 이상 노인이거나 30대 초반 젊은이로, 3000만∼5000만원짜리 서민주택을 임대하려다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계약서를 위조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로 신아무개(50)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신씨는 2012년 1월∼11월 파주시 금촌동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임대 매물로 나온 주택에 대해 세든 사람에게는 전세계약서를, 집 주인에게는 월세계약서를 체결한 것처럼 이중 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세입자 17명의 전세보증금 5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는 세입자들은 전세를,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한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
신씨는 지정된 날짜에 세입자 명의로 집주인에게 월세를 송금하며 1년 가까이 범행을 지속하다가 들통이 나자 가족과 연락을 끊고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2년간 도피생활을 해왔다. 경찰은 5개월간 추적 끝에 대구의 한 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며 도피생활을 해온 신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 계약은 집주인과 직접 체결하고 계약내용을 꼼꼼이 살펴본 뒤 직접 도장을 찍는 등 세입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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