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무소속 심학봉(54·경북 구미갑) 의원이 2일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가고 있다. 2015.10.2 (대구=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심학봉(54·경북 구미갑) 의원이 1일 검찰에 출석해 15시간이 넘게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5분께 변호사, 보좌관과 함께 대구지방검찰청에 나타났다. 하늘색 와이셔츠에 검은 양복을 입은 심 의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우산을 쓰고 취재진 앞에 섰다. 심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한 뒤 대구지검 신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대구지검 형사1부(부장 서영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심 의원을 조사했다. 검찰은 심 의원이 피해자인 여성 보험설계사(48)와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는지를 추궁했다. 또 이 여성이 진술을 바꾸는 과정에서 회유나 협박이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했다. 심 의원은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다음날 새벽 1시25분께 돌아갔다. 심 의원은 경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지난 7월 13일 대낮에 대구의 한 호텔방에 알고 지내던 여성 보험설계사를 불러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의원은 성관계가 끝나고 이 여성에게 30만원을 준 뒤 이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 여성은 지난 7월24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심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이후 두 차례 조사(7월27일·7월31일)에서는 “성관계에 강제성은 없었다”며 진술을 바꿨다.
경찰 조사에서 심 의원은 경찰 신고 직후인 지난 7월26일 저녁 지인들과 함께 이 여성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8월4일 심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심 의원과 피해 여성, 관련자들의 통신기록을 조사하고 계좌를 추적했다. 지난 8월20일에는 심 의원의 집과 국회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심 의원은 지난 8월2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심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참석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제명안은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다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국회 본회의에서 제명안이 다뤄지기 전까지 심 의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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