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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뚝도 활어시장’ 도시 팔딱이게

등록 2015-10-13 01:10

뚝도나루 전경.
뚝도나루 전경.
서울 성동구 재래시장 활성화
서해5도 활어 아라뱃길~한강 직송
젊은 창업가들 시장 안팎 입주
상권+예술 테마공간 ‘공동체 재생’
서해 연평도 어부가 낚은 수산물을 선적해 가는 곳이 인천항만은 아니다. 어부는 연료를 더 채우고 뱃머리를 돌린다. 어선은 ‘안단테’의 속도로 한강을 가로지른다. 57㎞ 물길을 질러 1시간30여분 만에 닿는 곳, 서울 성동구 뚝도나루다. 그곳엔 없던 안내판이 설 것이다. ‘뚝도 선상활어시장’(가칭).

서울 성동구가 쇠퇴한 재래시장인 뚝도시장을 활성화하고, 일대의 공동체를 재생하기 위한 실험을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숲 인근의 뜨는 동네 ‘아틀리에길’에서 우려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대안 상가를 추진해온 성동구는 이곳 1㎞ 반경 안에 ‘제2의 지속가능한 도시 거점’을 만들고 있다.

구심체는 뚝도 활어시장이다. 내년 3월부터 서해5도에서 잡히는 활어를 주 1~2회 2톤가량씩 정기적으로 인천~아라뱃길~한강 뱃길로 직송해, 뚝도나루~뚝도시장 일대에 조성한 선상 및 좌판 활어시장에서 판매한다는 게 뼈대다. 사갈 수도 있고, 노량진시장처럼 시장통에서 맛볼 수도 있다. 우선 오는 28일과 다음달 초 시범적으로 뚝도 활어시장을 열 계획이다. 500㎏ 안팎 물량의 활어를 뱃길로 공수해 꾸미는 음식·문화축제다.

중장기로는 뚝도나루 선착장에서 시장까지 250m 거리를 음식점과 이색 점포, 노점, 놀거리 따위로 채울 계획이다. 젊은 창업·사업가들이 주요 입점 대상이다.

시장 활성화 사업엔 상인뿐 아니라 지역·청년 활동가들이 이미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 중앙정부 예산 지원 사업을 따낸 ‘뚝도기획단’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 토박이인 김윤환 기획단장은 “성동구는 시에서 수변을 가장 길게 보유한 자치구로, 수산물과 시장 점포의 연계·특화”라며 “젊은 창업가들이 시장 안팎에 입주해 상권과 예술이 형성된 테마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문을 연 뚝도시장은 점포가 400개를 웃도는 서울의 3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가 현재 공실률이 30.2%(132개 점포 영업중)에 이를 만큼 무력해졌다. 200m 반경에 이마트 성수점(2001년 개점)을 포함해 대형유통점만 네곳이 있다. 뚝도기획단의 말마따나 “이마트를 포함한 대형유통업체가 시장을 포위하듯 에워싸고 급격히 쇠락했다”.

하지만 이제 성동구와 주민들은 서울숲에서 1.3㎞, 성수역에서 850m, 성수동 수제화거리에서 800m, 한강변에서 250m 거리에 위치한 ‘새로운’ 뚝도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풀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성동구 김평선 유통관리팀장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최소 2톤인데 모두 소비가 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2차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해 민간유통사 등과 계속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유통망이 불안하면 사업 자체를 유지하기 어렵다. 입주 사업가들은 언제든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청년 창업, 혁신 활동을 일대에 적극 집적해 청년 일자리도 창출하고, 소상공인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뚝도시장을 양쪽으로 나눈 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근처에 청년기업가와 성동구 직장인들을 위한 임대아파트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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