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기타앙상블’ 대표 김성균씨. 사진 박경만 기자
고양기타앙상블 대표 김성균씨, 사비로 ‘전국대학생기타합주대회’ 후원
“사회가 건강해지고 문화적 수준이 올라가려면 아이돌그룹 위주의 대중음악에만 관심이 치우치면 안 되고 문화적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배려심과 인성을 키우는 데 클래식기타만한 것이 없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18년째 클래식기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양기타앙상블’ 대표 김성균(53)씨는 13일 “클래식기타의 기초와 자세부터 꼼꼼하게 배우다 보면 집중력이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겨 사회에서도 자기 분야의 일을 잘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클래식기타와 인연을 맺은 것은 30여년 전 대학(서강대)에서 클래식기타 동아리에 들면서부터다. 철학과를 다녔지만 전공보다 기타에 더 심취한 그는 졸업 뒤 10여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0대부터 자신의 꿈을 찾아 전업 클래식기타 연주자 겸 강사로 나섰다.
“당시엔 통기타만 알았지 클래식기타는 있는지도 몰랐어요. 대학 들어가서 처음 알게 돼 전공할 기회를 놓친 거죠.” 스페인 유학을 다녀온 선배의 도움을 받아 기초부터 다시 공부한 그는 2003년 고양기타앙상블과 아마데우스기타합주단을 창단했다. 고양기타앙상블은 단원 6명 모두가 순수 아마추어로 꾸려졌지만, 수준 높은 연주 실력과 공연 기획력을 인정받아 경기도의 전문연주단체, 고양문화재단의 신한류예술단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고양과 서울의 문화센터와 주민자치센터, 초등학교 방과후학습에 기타 강좌를 잇따라 개설했다. 또 장애인학교와 노인대학, 사회복지시설, 병원, 서점, 기차역 등을 찾아가 연주회를 열고 있다. 18년 동안 기타 페스티벌과 청소년음악회 등 200회가량 연주회를 했고, 그에게 기타를 배우는 수강생은 어림잡아 1만5천여명에 이른다.
김씨가 2007년 창설한 전국대학생기타합주대회는 해마다 수백명의 대학생 연주자가 참여한다. 지난 8월 열린 올해 대회에도 서울대, 카이스트, 서강대 등 10개 대학팀 400여명이 참가해 고양어울림극장에서 경연을 펼쳤다. 김씨가 개인돈을 들여 9년째 후원해온 이 대회는 국내 유일의 기타합주대회로 대학 기타동아리들이 꼭 참가하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상금과 공연장 대관료를 포함해 1200만원가량 비용이 드는데 고양시로부터 보조금 450만원을 받고 나머지는 김씨가 떠맡고 있다.
그는 보통 30여명이 팀을 이뤄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하는 합주 연습을 많이 시킨다. “두세 파트로 나눠 합주를 하다 보면 기쁨도 두세 배로 늘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혼자 연주하면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지만 합주는 톱니바퀴처럼 맞아야 하거든요.”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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