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내는 춘천시민모임’ 회원 20여명이 15일 오전 강원도청 앞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하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주부·회사원·종교인 참여 ‘시민모임’
강원도청 앞에서 설치반대 기자회견
“최지사가 반대하던 4대강사업꼴”
강원도청 앞에서 설치반대 기자회견
“최지사가 반대하던 4대강사업꼴”
“최문순 강원지사, 설악산에 케이블카 놓으려면 내 표를 당장 돌려줘!”
강원 춘천시민들이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목소리가 원주와 설악권에 이어 강원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내는 춘천시민모임’은 15일 오전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으로 가는 4대강 사업,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춘천시민은 반대한다. 개발의 삽질로부터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춘천시민모임에는 종교인, 주부, 회사원 등 시민 76명이 참여하고 있다.
홍성원(40)씨는 기자회견에서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다른 지자체들도 편법과 불법으로 전국 명산에 케이블카를 놓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숙(45)씨도 “속초에 이어 춘천에서도 소양강을 가로질러 삼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퇴행적이고 파괴적인 생각이 실현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엄재철(49)씨는 “설악산 케이블카는 평창겨울올림픽, 알펜시아와 닮았다. 막대한 공사비는 설계변경 등으로 점차 불어날 것이며 결국 강원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케이블카를 세운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한 표를 돌려달라는 내용을 담은 ‘문순C쏭’이란 노래까지 선보이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주도한 최문순 강원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순진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내는 춘천시민모임’ 대표는 “강원도민들은 최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4대강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강원도에도 그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지금 최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 사업은 그가 그토록 반대하던 4대강 사업과 다를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아(24)씨도 “최 지사가 진심으로 강원도민을 위한다면 케이블카를 반대하고 나서야 한다. 보호하고 지켜야 할 국립공원이 개발로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춘천 명동과 공지천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일 참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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