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씨의 최측근인 강태용(54)씨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직 경찰관(경사) 정아무개(40)씨가 구속됐다.
정영식 대구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6일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정 전 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전 경사가 조씨의 다단계 업체에서 일한 이아무개(41)씨와 1억원씩 투자해 지난 2007년 8월 대구 동구에 빵집을 개업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정 전 경사가 투자한 1억원이 조씨 쪽으로부터 받은 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경사는 경찰에 “내가 가진 돈과 다른 곳에서 빌린 돈이며 조씨와 무관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동업자 이씨는 “정 전 경사가 그렇게 입을 맞추자고 했으나, 정 전 경사가 투자한 1억원은 강씨로부터 받은 돈”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 전 경사가 지난 2001년 10월21일부터 올해 6월19일까지 모두 23차례나 중국에 나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 전 경사는 강씨가 중국에서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틀 뒤인 지난 13일 오전에도 인천공항에서 중국 광저우행로 출국했다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중국 공안에 체포돼 대구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됐다. 경찰은 정 전 경사가 그동안 중국에서 조씨 일당을 만났는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 전 경사는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 수사2계 소속으로 조씨의 사기 사건 수사를 맡았던 지난 2009년 5월15일 중국에서 조씨를 만나 술과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2012년 9월18일 파면됐다. 법원은 뇌물수수와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경사에게 2012년 11월20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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