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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롯데 ‘블프’ 끝나자 출장세일…두번 운 지역상권

등록 2015-10-20 19:49수정 2015-10-21 10:52

직격탄 맞은 고양 덕이동 로데오 가보니


정부가 침체된 내수를 살리겠다며 기획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대형 유통업체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백화점이 올해 들어 수도권 전시장을 빌려 잇달아 대규모 ‘출장세일’에 나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영세상권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통기업이 자신의 매장이 아닌 곳에서 대규모 할인판매에 나서기는 올해 롯데가 처음이다.

롯데백, 행사 끝난지 사흘만에
고양 킨텍스 빌려 대규모 할인
3㎞ 떨어진 덕이동 로데오는
손님 80~90% 줄어 개점휴업
롯데백 “협력사 요청으로 행사”

20일 지역 유통업계와 롯데백화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롯데백화점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끝난 지 사흘 만인 지난 15~1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1만3000㎡)을 빌려 ‘롯데 블랙프라이데이’란 이름의 대규모 출장 할인행사를 열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23~26일에도 킨텍스에서 ‘롯데 블랙 슈퍼쇼’라는 이름으로 할인행사를 열어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는 앞서 지난 4월 서울 대치동 컨벤션센터 세텍(SETEC)에서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올 들어 세번에 걸친 수도권 출장세일을 통해 모두 29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가 7·10월 킨텍스에서만 매출 23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는 동안, 행사장에서 3㎞쯤 떨어진 고양지역 패션아웃렛단지인 덕이동 로데오거리는 행사기간 손님이 끊겨 출장세일의 직격탄을 맞았다.

옷가게 200여개가 입주한 덕이동아울렛단지 상인들은 이 기간 동안 손님이 80~90%가량 줄었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으로 며칠 동안 개점휴업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덕이동에서 등산복 매장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대기업이 지역 유통질서를 망가뜨리고 있지만 정부가 제재는커녕 오히려 재벌 편들기만 한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이익을 보는 곳은 유통재벌뿐”이라고 말했다.

신희종 덕이동소상공인협동조합장은 “메르스 등으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획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이면의 지역 영세상권에 미치는 악영향을 간과해선 안 된다. 더욱이 공식적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끝나자마자 유통재벌이 또다시 출장세일 행사를 여는 것은 주변 영세상인들은 죽든지 말든지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무책임한 횡포”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최근 몇년 사이 파주에 신세계·롯데아울렛, 고양 백석동에 롯데아울렛, 김포에 현대아울렛, 양주에 엘에프아울렛 등 대기업 유통매장이 잇따라 들어서 기존 소상인들의 매출이 반토막 나고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배원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유통재벌이 아웃렛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제 생태계가 파괴돼 점점 복원 불가능한 상태가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이미지에 맞게 출장세일은 안 하려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판매가 부진한 협력사의 요청에 따라 협력사 재고 소진을 위해 진행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중소상인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협력사의 70%가량이 중소기업이고,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어서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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