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학생회 간부들과 면담서
지지성명 부탁 5만원 다발 건네
학생회장 폭로 “명백한 매수 시도”
학교 “밥이라도 사줄까 했다” 해명
지지성명 부탁 5만원 다발 건네
학생회장 폭로 “명백한 매수 시도”
학교 “밥이라도 사줄까 했다” 해명
상지대 전 총장 김문기씨가 이 대학 학생회 간부들에게 현금 다발을 건네며 매수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상지대 총학생회는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21일 진행된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김문기씨가 ‘지지 성명을 언론에 내주고, 소요를 일으키고 있는 다른 학과 학생들이 평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방병원을 왜 안 해주겠냐’며 면담이 끝날 때쯤 자신의 주머니에서 직접 5만원 다발을 꺼내 학생회 간부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당시 면담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김씨가 바지 뒷주머니에서 5만원 다발을 꺼내 비서가 가져온 봉투에 넣어 건네줬다. 적어도 100장 이상은 돼 보였다”고 밝혔다.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은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현장에서 거절했다.
김세중 한의대 학생회장은 “명백한 매수 시도로 느껴졌다. 학생회 간부들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조건으로 한방병원 분원을 약속하고 돈까지 건네려 한 것이다. 학생들의 요구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김씨에게 너무나 실망했고, 앞으로 한의대 학생회장으로서 그를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지대 한의대는 2017년 공인기관 인증평가 통과를 위해 한방병원 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한의대 학생회가 김씨를 만난 것도 한의대 인증 통과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한의대는 5년마다 한의학 교육 평가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상지대 한의대는 30병상 이상의 한방병원 분원과 기초학 교수 1명 등 교수 충원 등의 기본적인 인증평가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폐과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상지대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 면담했던 학생들을 기특하게 여겨 밥이라도 사줄까 하다가 본인이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이 보여 꺼냈고, 학생들이 마다하니까 도로 집어넣은 것이다. 학과 교수가 제자들에게 밥 한끼 사주려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매수를 하려고 했다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했겠느냐”고 해명했다.
원주/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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