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면도로에서는 자전거 속도가 시속 10㎞ 정도로 빠르지 않아도 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입증됐다.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사각지대가 많은 이면도로를 가정하고 자전거 주행실험을 벌인 결과, 안전 속도는 시속 10㎞ 이하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시속 10㎞는 보통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의 2.5배 정도다.
연구원은 이면도로에서 자전거 주행 속도에 따른 사고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2m 전방에서 장애물 사이로 마네킹이 돌발적으로 나타나도록 실험장을 구성했다. 자전거 운전자가 5㎞로 주행할 때에는 마네킹을 여유 있게 피했다. 속도를 시속 10㎞로 높이자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운전자는 마네킹과 충돌했고, 시속 15㎞일 때는 전방을 주시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또, 최근 젊은이들이 즐겨 타는 고정기어 자전거 ‘픽시자전거’의 제동거리는 일반 자전거보다 5.5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따로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자전거로 시속 10㎞로 달릴 때 제동거리는 평균 5.5m로, 브레이크가 있는 일반 자전거의 평균 1m에 비해 5.5배 길었다. 시속 15㎞일 때는 9.2배, 20㎞일 때는 13.5배로 늘어났다.
연구원은 “픽시자전거는 불법일 뿐 아니라 제동거리가 길어 사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사고로 93명이 숨지고 6328명이 다쳤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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