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파주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3년 가량 착공이 지연돼온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의 기공식이 30일 오후 문산읍 내포나들목 예정지에서 열렸다.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를 잇는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35.2㎞)는 총 2조2941억원(민자 1조669억, 국고 1조227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문산고속도로는 전북 익산∼수원∼서울∼문산에 이르는 국토 서부 간선도로망의 한 축이 되며, 서울∼문산∼개성∼평양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한 부분으로 통일에 대비한 기반시설 구축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문산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파주 임진각에서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씨티(DMC)까지 39분이 소요돼, 통일로(74분)나 자유로(49분)를 이용할 때보다 통행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문산고속도로에는 8개의 나들목(현천·행신·사리현·설문·금촌·월롱·산단·내포)과 2개의 분기점(도내·고양)이 설치되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되고 고양시 구간에는 휴게소가 들어선다. 자연훼손을 줄이기 위해 전체 길이의 29%인 9.7km를 교량과 터널 등으로 짓고, 파주 운정3지구 등 대형 택지개발에 따른 교통수요에 대비해 전체 길이의 43%인 15.1km를 6차로로 건설한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실시계획승인에서 제외한 고양시 덕양구 국사봉 구간(1.9km)에 대해서는 고양시, 사업시행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터널화 문제 등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양 주민들은 국사봉·강매산·견달산 등 녹지축이 훼손되고 지역 단절과 자유로 정체 등이 우려된다며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해왔다.
파주환경운동연합 등 파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은 이날 기공식 현장 인근에서 서울문산민자고속도로 반대 집회를 열고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고양, 광명시 구간의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파주 구간부터 먼저 착공하면 유료도로인 제3자유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고양·광명·부천시도 반대하고 지역주민도 반발하는 상황에서 파주시만 착공을 허용한 데 대해 시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주 영태리와 아동동 주민 500여명은 고속도로가 마을을 관통해 소음·매연·진동 등 피해가 예상된다며 3.7㎞ 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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