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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은반지라도 팔아 일제에 진 빚 갚자” 국채보상운동 주역 여성 6명 찾았다

등록 2015-11-05 22:47

1907년 ‘남일동부인회’ 발기인 이름
대구여성가족재단, 108년만에 확인
‘근대적 여성운동의 효시’ 조명 계기
김달준
김달준
‘담배를 끊어 일제에 진 빚을 갚자’며 1907년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져나간 국채보상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여성 6명의 이름이 밝혀졌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5일 “은장도와 은반지 등 패물을 팔아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대구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 발기인 7명 가운데 6명의 이름을 108년 만에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기인 7명은 ‘정운갑의 모 서씨, 정운화의 처 김씨, 서병규의 처 정씨, 서학균의 처 정씨, 서석균의 처 최씨, 서덕균의 처 리씨, 김수원의 처 배씨’라고 알려져 있었을 뿐 그들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서채봉
서채봉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이들의 이름 찾기에 나섰다. 여성가족재단은 먼저 발기인 취지문에 나타난 남편들의 성씨에 서씨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달성 서씨 학유공파 족보에서 여성들의 남편 이름인 서병규, 서학균, 서석균(서철균), 서덕균을 찾았다. 족보에는 부인 이름이 나오지 않아, 집안별로 보관하고 있는 족보 등을 확인해, 서병규의 세 아들이 학균·철균·덕균이며, 서병규의 부인 정경주(1866~1945)씨가 정말경·최실경·이덕수 등 며느리 3명과 함께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정운갑과 정운화를 찾기 위해 연일 정씨 감무공파 산소에 “남일동 부인회 이름을 찾는다”는 팻말을 설치해, 이들의 후손과 연락하게 됐다. 이를 통해 정운갑과 정운화는 형제이며, 정운갑의 모 서씨는 서채봉(1859~1936)씨, 정운화의 처 김씨는 김달준(1877~1956)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마지막 1명인 김수원의 처 배씨는 아직 이름을 밝혀내지 못했다.

정경주
정경주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는 근대적 여성운동의 효시인 만큼 운동의 중요성을 제대로 기억하려면 여성들의 이름을 찾아내 그 역할을 조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1명의 이름도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 발기인 이름을 찾는 과정에 얽힌 일화를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2월21일 대구에서 출판사 광문사를 운영하던 김광제와 서상돈이 <대한매일신보>에 “국채 1300만원은 대한제국 존망에 직결되는 것으로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것인데, 국고로는 해결할 도리가 없으므로 2000만 인민들이 3개월 동안 흡연을 폐지하고 그 대금으로 국고를 갚아 국가의 위기를 구하자”고 취지문을 실으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돼, 다음해 7월 통감부의 공작으로 운동 주체세력이 와해될 때까지 이어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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