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사진 전주시 제공
행정예고에 전주시 반대 의견 내
“주요 구조부에는 꼭 목재 써야”
“주요 구조부에는 꼭 목재 써야”
한옥을 지을 때 기둥과 지붕틀에 나무 대신 철골을 쓰면 한옥 정체성을 높이는 걸까, 훼손하는 걸까.
국토교통부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새로 만든 ‘한옥 건축 기준’에 대해 10월2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지난달 행정예고했다. 핵심 내용은 “기둥·한식지붕틀 등에 목재 이외의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구조부재(재료)의 개수는 15개 이내로 하되, 건축물 전체 구조부재 외의 절반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9일 “건축재료가 발달했으니까 철골로 짓고 마감을 목재로 하자는 뜻으로, 전문가들과 수십차례 회의를 거쳐 기준을 마련했다. 12월 중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한옥을 활성화하고 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시는 지난 5일 국토부에 ‘한옥의 주요 구조부에 해당하는 기둥이나 한식지붕틀을 목재 이외의 재료로 대체하면 이는 목구조가 아니라 철골구조가 된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이 유명한 역사문화도시다.
전주시는 “한옥이 목구조·철골조가 병합된 복합구조가 된다면 한옥의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는 “주요 구조부에 주재료인 목재에 철재를 병합할 경우, 팽창계수가 다른 이질 재료 사용으로 신축률에 차이가 발생해 목부재의 내구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상철 전주한옥보존위원회 위원(건축사)은 “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철재를 가미하자는 뜻으로 보이지만 한마디로 짬뽕이다. 건축법 등에 한옥은 목구조가 근간이라고 정의돼 있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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