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내년 2월쯤 도청을 옮겨갈 신도시 이름을 결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북도는 행정 관할구역과 도청 소재지가 일치하도록 2008년 6월 안동·예천 접경지를 도청을 이전할 신도시로 정했다.
안동시 풍천면 제1행정타운 3필지 34만780㎡에는 도청, 도교육청, 경북지방경찰청 등이 들어가고, 예천군 호명면 제2행정타운 9필지 4만2803㎡에는 정부지방합동청사, 도단위 사업소, 유관단체 등이 입주한다. 도는 청사를 완공함에 따라 내년 2월 중으로 이삿짐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입주까지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았으나 아직 도청 신도시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신도시 이름을 정하기 위해 공모를 거쳐 후보 작품을 결정했다. ‘동천’과 ‘예안’, ‘퇴계’를 최우수상이 없는 공동 우수상으로 정했다. 그러나 안동 등 일부에서 “신도시 이름을 정하지 말자”며 명칭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자 기준에 맞는 응모작이 없다며 결정을 미뤘다.
충남도와 전남도 등은 도청을 이전하기 훨씬 전에 신도시 이름을 정했다. 충남도는 2009년 6월 신도시 조성에 착수했고, 2010년 8월 신도시 이름을 ‘내포 신도시’로 정했다. 2012년 12월 새 도청을 준공하기 2년여 전이다. 홍성·예산이 내포문화권(내포는 바다를 안고 있다는 뜻)의 중심이라는 역사·지리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다.
전남도는 1999년 무안군 남악리로 도청 이전을 결정하고 배후도시 이름을 ‘남악신도시’라고 했다. 청사 위치가 무안군 삼향읍(당시 삼향면) 남악리였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01년 12월 남악신도시에 새청사 조성에 착수했고 2005년 11월 새청사 문을 열었다.
새로운 지명이 자리를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경북도도 신도시 이름 결정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김상동 경북도 신도시본부장은 “일부에서 신도시 이름을 따로 짓지 말자는 의견이 나와 선뜻 명칭 제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2월에 이삿짐을 옮긴 뒤 신도시 이름을 지을지 말지를 먼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