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전주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서서학동 고지대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전주연탄은행 제공
올해 3500가구에 70만장 배달 목표
기업·단체 후원 줄어 3만장 머물러
3년전엔 후원금 떨어져 외상 처리도
기업·단체 후원 줄어 3만장 머물러
3년전엔 후원금 떨어져 외상 처리도
전북지역의 저소득층에 연탄을 배달해주는 비영리사회단체 전주연탄은행이 갈수록 후원이 줄어들면서 한숨을 짓고 있다. 윤국춘(48)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연탄은 가난한 이들이 겨울을 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금탄’이자 ‘검은 진주’”라며 “경기 침체와 관심 부족으로 연탄 후원이 많이 줄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주연탄은행은 지난 9월 사랑의 연탄 70만장 보내기 선포식을 열고 전북 14개 시·군 3500가구에 70만장을 배달하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2500가구에 50만장을 후원했다. 하지만 기업과 단체의 후원이 줄면서 지난달 중순까지 모금액은 3만장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후원받은 8만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연탄이 떨어져가는 일부는 연탄은행에 배달이 가능한지 묻기도 한다.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 중인 장아무개(72·전주시 서신동)씨는 “연탄이 수북이 쌓여 있어야 안심을 하는데 몇 장 안 남아서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오아무개(65·전주시 완산동)씨도 “몸이 좋지 않아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따뜻해야 몸도 돌볼 수 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탄은행에서는 후원금이 떨어지면 외상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3년 전에는 후원금이 끊겨 먼저 외상으로 배달을 하고 나중에 갚기도 했다. 올해도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 윤 대표는 “봉사 첫해인 2008년 한 할머니가 배달된 연탄을 보고 기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작은 나눔을 실천하면 이웃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전주연탄은행에는 한 장 값인 500원부터 자유롭게 후원할 수 있다. (063)226-9022.
전북도는 연탄 가격이 높아지면서 저소득층에 가구당 16만9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2014년 6469가구에 10억9300만원, 2015년 5941가구에 10억400만원을 지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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