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대(76)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지난 21일 오전 9시 현 부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등을 15시간 가량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현 부의장은 “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사업가 황아무개(57·여)씨가 2012년 4월 19대 총선 직전 측근을 통해 현 부의장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황씨 측근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여왔다. 황씨의 측근인 조아무개씨는 총선을 며칠 앞두고 황씨의 지시로 제주도에 가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현 부의장을 만나 5만원권으로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종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현 부의장이 장기간 외국 출장 중이어서 소환하지 못했는데 지난 20일 오후 귀국한 뒤 다음날 오전 출두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진위 여부를 추가 조사한 뒤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 부의장은 19대 총선때 제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에게 패했다.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 멤버로 활동했으며, 박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다.
한편, 이 사건과 별개로 황씨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박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이자 전 국회의원인 윤아무개(77)씨와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제갈경배(55)씨가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황씨는 전 국무총리의 딸을 사칭해 2008년 경남 통영의 아파트 인·허가 로비를 주도하다가 수배되자 검찰에 자진출두해 2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복역중이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