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이제 대구는 대통령이 아니라 열사의 고향”

등록 2015-11-24 19:08수정 2015-11-24 21:03

김채원 대구참여연대 팀장
김채원 대구참여연대 팀장
첫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제안 김채원 대구참여연대 팀장
“전태일 열사는 가장 밑바닥에서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사랑했어요. 불의에 저항하고 물질보다 인간의 존엄을 스스로 각성한 전태일의 정신을 통해 청년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12~21일 열린 ‘전태일 열사 대구시민문화제’를 처음 제안한 김채원(48·사진) 대구참여연대 시민참여팀장은 24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5주기 대구시민문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대구에서 전태일(1948~70)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문화제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 열사는 대구에서 태어났다.

김 위원장이 보기에 대구는 이미 좌절과 무기력함이 가득한 도시다. “우리가 대통령을 배출했다”며 중앙정부를 향해 무언가를 달라고 요구하기 바쁘다. 대구시장에게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한다. 영웅이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 그는 ‘이제 더는 남에게 무언가를 바랄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적인 의식을 가져야만 대구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잊고 살았던 전 열사를 지금 대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의 청년들은 솔직히 희망이 없고 갑갑해한다. 여기서 ‘열심히 하면 너만큼은 정규직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건 또 다른 경쟁으로 내모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손잡고 저항하며 이 현실을 헤쳐 나가지 않으면 누구도 이를 대신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문화제 추진위는 지난 8월 그의 제안에 따라 꾸려져 500여명이 시민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성금 1500만원을 모았다. 문화제 첫날인 21일 오후에는 열사의 생가 터인 대구 중구 동산동 311번지에서 ‘전태일공원’ 선포식을 했다. 전 열사가 태어난 곳임을 알리는 펼침막과 표지목도 설치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했고, 열사가 대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구 시민들은 이번 시민문화제 참여를 통해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 아니라 전태일의 고향이다’는 저항정신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대구/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