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 부화·사육에 성공한 새끼 명태 100마리가 동해안에 방류됐다. 멸종 위기에 놓인 ‘국민생선’ 명태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강원도는 1일 고성군 현내면 저도어장에서 명태 치어 100마리를 시험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류는 오는 18일 예정된 본 행사에 앞서 원통 관을 이용해 수면 밑 10여m에 직접 치어를 방류하는 중층방류시스템을 점검하고 방류된 치어가 제대로 생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중층방류시스템을 이용하면 치어가 갈매기 등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수면에 떨어질 때 충격도 예방할 수 있다.
이날 방류된 치어는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가 지난해 동해안에서 잡은 명태의 알을 부화시켜 4~20㎝ 크기로 키워낸 3만6000마리 가운데 일부다.
강원도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강릉원주대는 오는 18일 저도어장에서 명태 치어 2만 마리를 방류하는 행사를 열 참이다. 이들 기관은 지난해부터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명태 종묘를 생산한 뒤 바다에 방류하는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에는 3차례 채란 끝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명태 치어 9만4000마리를 부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부화 30일 만에 대량 폐사가 발생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강원도는 수정란 추가 확보를 위해 살아있는 건강한 어미 명태 6마리(40~70㎝)를 사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3월 포획된 명태가 지금까지 건강한 상태로 살아있어 명태 육상양식 기술 확보 가능성도 밝은 상태다.
명태는 1980년대까지 국민생선으로 불릴 만큼 흔했지만 10여년 전부터 ‘금태’로 불릴 정도로 귀한 물고기가 됐다. 명태 어획량은 1981년 16만5000t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t에 불과할 정도로 씨가 말랐다.
박동호 강원도 해양심층수산지원센터 한해성어류담당은 “과거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던 도루묵도 자원회복 사업 등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크게 증가했다. 명태 새끼 방류에 성공하면 명태 새끼인 노가리 남획 등의 이유로 사라졌던 명태 자원 회복의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성/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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