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등재신청 기록물 선정서
또다시 탈락…“준비부족 탓” 지적
기념재단, 내년초 추진안 마련키로
또다시 탈락…“준비부족 탓” 지적
기념재단, 내년초 추진안 마련키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선정에서 두 번이나 좌절돼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는 내년 3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신청할 기록물로 조선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인 왕실 어보 및 왕세손 책봉 등에 내리는 교서인 어책,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제공한 차관을 갚기 위해 전국적으로 펼쳐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최근 선정했다. 올해 7월20일부터 8월31일까지 공모를 통해 접수한 기록물 13종 가운데 2종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등재 추진이 이번에도 좌절됐다. 이 기록물은 1894~95년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종합 기록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지난 8월 동학농민군의 임명장·회고록 등 농민군 기록(27건)과 농민군 진압에 가담한 진압군의 공문서를 비롯한 조선 정부 기록(115건) 등 모두 171건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준비 부족으로 탈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청이 신청을 받기 한 달 전인 지난 6월에야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을 위원장으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19명)가 꾸려져 준비 기간이 3~4개월에 그쳤다.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보통 4년 이상이 걸린다.
앞서 전북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2주갑(120년)을 앞두고 2013년에 관련 지역 자료 50건, 개인 자료 15건, 정부 자료 9건 등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기록물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함께 보존관리 문제를 선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검토의견을 냈다. 문화재청은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2년마다 받는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내년 2~3월 등재추진위원회 4차 회의를 열고, 2017년 문화재청 선정을 위한 추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기증·기탁 운동도 전개해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병규 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은 “인간존중을 추구한 농민군 정신 표현 기록물인 만큼, 앞으로 유네스코 자문위원 초청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을 준비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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