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자체, 이견 끝에 합의했지만
군산서 “상징성 없다” 반대론 나와
군산서 “상징성 없다” 반대론 나와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잇는 다리 이름을 ‘동백대교’로 한 것을 놓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동백이 군산의 특성과 상징성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고, 다른 지역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어서 새로 이름을 짓자는 목소리가 군산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동백대교는 금강을 사이에 둔 전북 군산시 해망동과 충남 서천군 장항읍을 잇는 다리(1.93㎞)로 2017년 개통 예정이다.
군산시와 서천군은 지난 10월 행정협의회에서 다리 이름을 동백대교로 정했다. 이는 교량 명칭 공모를 거친 뒤 양쪽 대표가 참여한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군산과 서천의 시·군화가 동백꽃이고, 꽃말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을 지녀 두 지역의 상생·발전을 기원하자는 뜻으로 선정했다. 서천군은 동백대교를 국가지명위원회에 최근 신청했다.
그러나 군산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동백꽃이 부산·여수·거제·통영 등에서도 시화로 사용되고, 이른 봄에 남녘 곳곳에서 피는 보편적인 꽃이라는 이유다. 또 동백 하면 여수 오동도와 동백꽃축제, 부산 동백섬과 동백공원 등이 먼저 떠오른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역의 대표성과 상징성도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장군대교’, ‘사랑대교’ 등 새 이름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항과 군산의 첫 글자를 딴 장군대교는 고려 말(1380년) 최무선 장군이 군산 앞바다에서 세계 해전사에서 처음으로 화포를 사용해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사랑대교는 모든 계층에 친근감을 주고 사랑의 명소임을 떠올리게 하자는 취지다. 서동완 시의원은 “동백대교가 주민 사이에 생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군산의 역사성을 알리고 서천의 자존심을 세워줄 방안을 강구해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두 지역 행정협의회 심사 과정에서 군산 쪽 위원들은 군장대교와 진포대교를 내세웠고, 서천 쪽 위원들은 장군대교와 기벌포대교를 주장해 서로 충돌하지 않는 동백대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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