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아저씨 메모
4년째 연말연시 거액 기부…지금까지 5억9600여만원 달해
해마다 연말연시에 찾아오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1억2000만원을 기부하고 돌아갔다.
지난 23일 오후 4시쯤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자리 잡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모금회 직원이 “부근 식당으로 잠깐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뛰어나갔더니 식사 중인 60대 남성이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정부 손길이 미치지 않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며 1억2000만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건네줬다.
이 남성이 해마다 연말연시만 되면 찾아와 거액을 기부하고 돌아가는 ‘키다리 아저씨’다. 그는 2012년 1월,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그해 12월에도 1억2300만원을 내놓았고, 이어 2013년 12월에 1억2400만원, 지난해 1억2500만원을 차례로 기부했다. 올해 내놓은 1억2000만원까지 합하면 4년 동안 5억9600만원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한테 기부한 셈이다.
박용훈 대구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키다리 아저씨가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너무 고맙다. 보내주신 돈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해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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