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1m인 부산시청 광고탑 위에서 농성하던 민주노총 일반노조 합동양조분회 송복남씨와 공공운수노조 택시부산지회 심정보씨가 253일 만인 24일 오후 4시16분께 스스로 광고탑에서 내려와 서병수 부산시장(가운데)과 악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4월부터 “노동자 처우개선” 요구
부산시청앞 11m위 전광판서 생활
노조원들과 포옹뒤 경찰에 연행돼
“서병수 시장의 ‘중재약속’ 믿어”
부산시청앞 11m위 전광판서 생활
노조원들과 포옹뒤 경찰에 연행돼
“서병수 시장의 ‘중재약속’ 믿어”
253일 동안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높이 11m 홍보전광판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24일 내려온 민주노총 일반노조 합동양조분회의 송복남(54)씨와 공공운수노조 택시부산지회 심정보(52)씨한테 경찰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오후 3시께 부산시청 홍보전광판 앞에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송씨와 심씨의 고공농성을 땅에서 함께한 노동자 100여명도 한켠에 모여 있었다. 경찰은 서 시장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둘러쌌다. 노조원 6명이 경찰의 방어벽을 뚫고 한쪽에 몰려 있었다.
홍보전광판 위에 있던 송씨는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서 시장은 부산시가 사태 해결에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뿐이다. 현재로선 아무것도 해결된 것도, 사쪽과 합의된 것도 없다. 서 시장의 말만 믿고 내려간다”고 말했다.
앞서 심씨는 ‘전액관리제 도입, 부가세 경감분 부당사용 환수 고발 조처’를, 송씨는 ‘고용 안정화와 주5일 근무 등 노동자 처우 개선, 소수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지난 4월16일 새벽 4시부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송씨와 심씨는 24일 오후 4시16분께 홍보전광판에서 내려왔다. 오랜 고공농성으로 이들의 얼굴은 초췌했다. 이들은 아래에서 기다리던 서 시장과 악수를 한 뒤 자신들을 땅에서 도와준 노조원들과 얼싸안았다. 심씨는 “동지들, 너무 고맙다”고 큰 소리로 외쳤고, 노조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곧바로 경찰 10여명이 송씨와 심씨를 업무 방해와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체포해, 호송차에 태워 부산 연제경찰서로 데려갔다. 호송차 앞에서 송씨와 심씨를 기다리던 노동자 20여명은 이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응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병원 건강검진에 앞서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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